#31. 코드를 안 짜는 개발자가 늘어나는 이유? 🙅

안녕하세요, JOB,GREEGI 구독자 여러분
1월의 끝자락에서, 1월 넷째 주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가 시작되고 몇 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마음속으로는 같은 질문을 붙잡고 있을 것 같아요.
“올해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만들며 일하고 있을까.”
오늘 뉴스레터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

요즘 일을 하거나 취업 관련 글을 읽다 보면, 예전과는 조금 다른 공기가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한때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인공지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일의 방식 자체가 조용히 바뀌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나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간단한 기능 정도라면,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형태를 빠르게 만들어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떠오릅니다. 만약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일이 점점 쉬워지고, 심지어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일이 된다면, 그렇다면 사람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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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 



“설명서만 있고, 코드는 없다”는 실험 🔬

이 질문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답을 던지는 실험적인 프로젝트 하나가 최근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조용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whenwords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3시간 전”, “방금 전”처럼 상대적인 시간을 사람이 읽기 쉬운 문장으로 바꿔주는 아주 단순한 기능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능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프로그래밍 코드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프로그램이 어떤 규칙으로 동작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명세 문서, 어떤 입력에 어떤 결과가 나와야 하는지를 정리한 테스트 예시, 그리고 “이 설명을 읽고 각자 구현하라”는 짧은 안내문만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설명서는 있지만 조립된 가구는 없는 상태입니다. Ruby나 Python 같은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는 물론이고, Rust나 Bash, 심지어 Excel에서도 이 설명서만 있으면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설명서를 읽고 실제로 코드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의 코딩 도구입니다. 



IKEA 설명서가 떠오르는 이유 🪑

이 방식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IKEA 가구 설명서가 떠오릅니다. 가구 부품은 모두 준비되어 있고 설명서도 있지만, 조립은 반드시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서만 정확하다면, 조립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벌어지는 변화도 이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설명서는 ‘명세(spec)’가 되었고, 조립 과정은 ‘코드 구현’이 되었으며, 조립을 담당하는 존재는 점점 사람에서 인공지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나사를 직접 돌리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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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dbreunig.com



코드의 지위가 바뀌고 있습니다 ⚡️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은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구조를 설계한 뒤, 사람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테스트와 배포를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드는 가장 핵심적인 자산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whenwords 같은 시도는 이 인식을 조금씩 흔들고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명세가 곧 제품의 핵심이 되고, 코드는 필요할 때마다 생성되는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만들고, 환경이 바뀌면 다시 생성하면 됩니다. 

이렇게 보면 코드는 더 이상 장기간 보관하고 관리해야 할 자산이라기보다, 필요할 때 조립해서 사용하는 가구에 가까운 존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는 언어별로 거의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라이브러리가 수십 개씩 존재해야 할 이유도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코드 라이브러리는 사라질까? 🗄

이쯤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코드 라이브러리는 필요 없어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성능이 극도로 중요한 시스템이나, 테스트와 운영이 매우 복잡한 서비스, 보안과 유지보수가 중요한 기업 환경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다듬고 축적해온 코드의 가치가 큽니다. 또한 오픈소스 생태계의 힘은 코드 그 자체보다도 사람과 문화, 그리고 오랜 시간 쌓여온 맥락에서 나온다는 점 역시 쉽게 대체되기 어렵습니다. 즉, 모든 것이 명세만으로 대체되지는 않겠지만, 어디까지를 사람이 만들고 어디부터를 인공지능이 조립할 것인지는 계속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 변화가 의미있는 이유 🌟

 IKEA 가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드라이버를 얼마나 잘 돌리느냐가 아닙니다. 설명서가 명확한지, 부품이 잘 정의되어 있는지, 그리고 누가 조립하든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일의 세계도 점점 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내가 직접 다 할 수 있다”는 사람보다, 일의 기준과 구조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더 큰 가치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능력은 개발자뿐만 아니라, 기획자,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그리고 이제 막 커리어를 준비하는 취준생에게도 점점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나는 코드를 짜지 않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그리고 인공지능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설명서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설명서를 읽고, 누군가는 — 아니, 무언가는
아무 말 없이 조립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가’에서 결정됩니다. 


그럼 다음 뉴스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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